출처: 벅스 아티스트 프로필

혼잣말하듯 얼버무리는 발음,
레트로한 아웃핏과 사운드,
어설프고 앳된 사랑의 추억,미련

그리고 약간의 환멸.
찐따미 넘치는 가사와 함께

구보다 세련된 목소리.
SFC. JGR 재규어 중사를 소개한다.


첫 글이다. Beat N Music 웹사이트를 만들면서 내 스스로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소개와 앨범들을 소개하겠다 하고 다짐했었는데, 그 시작을 알리는 첫 글이자 첫 발걸음이 되겠지. 그런 의미에서 어떤 앨범을, 어떤 아티스트를 처음으로 소개하는 게 좋을까 참 오래도 고민했었다. 그리고 그 해답은 생각보다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내 최애 아티스트를 1번으로 소개해보자.

이보다도 깔끔하고 자신있는 첫글 주제가 있을까? 그리하여 이렇게 나의 최애 아티스트인 재규어 중사에 대한 글을 올리게 되었다.

우선 이름부터 시작해보자. 재규어 중사라는 이름은 꽤나 낯선 스타일의 네이밍이다. 나의 경우에는 어렸을 적 봤던 ‘케로로 중사’ 만화가 떠올라서 친구의 강력한 추천에도 불구하고 노래를 들어볼 생각을 안 하던 때가 있었다. J-POP 컬쳐에 영향받은 Kawaii 한 음악을 하는 사람이겠거니 하며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으나, Youtube 알고리즘의 신비한 간택으로 인해 그의 ‘종말로’ 노래를 듣고 곧바로 팬이 되어버렸다.


일반적으로는 재규어 중사라는 이름으로 표기되지만, 몇몇 해외 플랫폼에서는 SFC. JGR 로도 표기된다. 재규어 중사를 직역하여 나온 Sergeant First Class Jaguar 를 센스있고 깔끔하게 줄인 것이 바로 SFC. JGR 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중사’는 대체 왜 붙인건가 했더니 실제로 육군 중사 출신이었다. 이러한 심플하고 Cool한 자세가 나의 관심을 더욱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재규어 중사의 이름도 참 재밌지만, 그의 음악은 더더욱 맛있는 재미를 제공한다. 어딘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듯, 어딘가 레트로한 듯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 누구보다도 세련되고 Young한 감성을 뿜어내는 그의 음악은 특유의 앳되어서 어설프고, 낭만적이어서 외로운 독특한 감성을 가지고 있다. 노래를 듣고 있다보면 20대에 느꼈던 감정들이 함축되어있는 것만 같아서 묘하게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법적 나이로는 어른이 맞지만 아직 경험적으로 소년티를 못 벗은, 어설픈 사랑에 대한 기억과 미련, 그리고 약간의 환멸이 뒤섞여있고 그와 동시에 20대 특유의 포부와 허세, 그리고 찌질함이 함께 있다.


위 가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종말로” 라는 곡 가사의 일부인데, 재규어 중사 특유의 알 듯 말 듯한 중의적인 표현과 함께 묘하게 찌질한 모습들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가사를 읊는 방식도 참 독특하다. 이게 혼잣말을 하는 건지 그냥 얼버무리는 건지 싶은 스타일로 노래를 부르는데, 그러다보니 발음도 뭉게지고 확실치 않아서 가사를 직접 봐가며 음악을 들어야했던 적이 꽤 많다. 처음에는 “그냥 이 사람의 방식이구나” 하고 넘어갔지만, 노래를 들으면 들을 수록 그 특유의 발음이 노래 감상에 더 몰입할 수 있는 장치가 되는 걸 깨달았다.

재규어 중사의 노래들은 자신감 넘치고 확신에 찬, 속히 말하는 ‘마초적 알파메일’의 음악이 아니다. 오히려 스스로 자제하는 듯, 감정들을 씹어 목구멍 뒤로 넘겨버리는, 방 안에서 흥얼거리는 혼잣말이기도, 벽 뒤에 숨어서 스스로에게 되뇌이기도 하며, 남몰래 사랑과 이별을 다짐해버리는 음악에 가깝다. 이런 음악에서 오히려 딱딱 떨어지는 박자와 발음으로 노래를 부른다면 굉장히 가식적이고 겉멋만 든 음악이라 느껴 크게 공감하지도, 크게 마음이 움직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나라는 사람의 20대가 그런 모습이었다 보니 더욱 몰입하고 공감하고 감흥을 느낀 걸지도 모른다.

재규어 중사의 음악은 정말 찌질하다. 하지만 동시에, 정말로 COOL 하고 멋있다. 재규어 중사의 음악을 들으며 버스를 타고 있으면 짝사랑을 보고싶어하는 주인공 Scene이 떠오르고, 홍대거리를 거닐다보면 친구들과 하하호호 잘 놀다가 갑자기 ‘너’가 생각나서 내적으로 급격히 울적해지는 Scene들이 눈 앞을 스쳐지나간다. 괜히 술 취한 척 거리를 흐느적거리고 싶으면서도 담배는 한 대 입에 물고 싶고, 그러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듯 쿨한 척 하고 싶고, 그러면서 인스타 스토리로는 울고있는 이모지를 올리고 싶어지는 그런 음악이다. 대충 말하자면 20대 때에나 했을 법한 짓들, 이제 30대가 되어버린 내가 다시는 할 수 없을 그런 행동들이 하고 싶어지는 음악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찌보면 지나가버린 과거 로맨스 영화들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재규어 중사의 음악들은 하나같이 오래된 로맨스 영화 클립들과 찰떡같이 잘 어울린다. 따로 Visualizer 만들 필요없이 그냥 옛날 로맨스 영화 클립 가져다가 대충 얹어도 정말 절묘하게 잘 어울린다. 당장에 Youtube 에 재규어 중사를 검색만 해봐도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앞선 문단들을 읽고나서 “아~ 레트로 뉴트로한 음악 하는 사람”이라고 재규어 중사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특히 최근에는 좀 더 힙합에 가까운 프로덕션 위에 곡을 만들고 있는데 여러모로 신선한 변화이자 환기가 되지 않나 싶다. 이전 노래들도 한 곡 한 곡 주옥같고 보석같지만, 최근에 발매되고 있는 노래들의 리듬감있고 빠른 템포, 실험적인 보컬 믹싱 어프로치가 개인적으로 매우 호! 무슨 노래를 만들어도 좋으니 그저 계속해서 꾸준히 발매만 해줬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최근 싱글들도 나와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지만, Bronze 앨범 때 처럼 좀 더 긴 호흡의 작업물이 나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

이렇게 BNM Magazine 의 첫번째 글을 마무리해볼까 한다.
웹사이트를 열고 첫 게시글이라 퀄리티가 걱정되지만, 여러모로 한국 음악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많이 즐겨줬으면 좋겠다. 어떤 부귀나 영화를 바라고 만드는 컨텐츠도 아니고, 그저 KPOP 뿐만이 아닌 그 외의 수많은 보석같은 아티스트들과 음악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소비하고 사랑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이 글을 여기까지 읽었다면, 잠깐만이라도 시간을 내서 재규어 중사의 음악을 들어보는 것은 어떤가?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 자신한다.


솔직하고 귀여운 앨범소개글만 봐도
덕질하고 싶지 않은가?
출처: 벅스 아티스트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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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아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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